1. 용산사
마지막날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스쿠터를 타고 용산사로 향했다. 스쿠터용 신호대기구역과 전용 주차장 정도면 스쿠터들에대한 충분한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타이베이는 이에 더해 스쿠터용 고속화도로까지 있었다! 강가에 건설된 스쿠터용 고속화도로를 달리면 시원한 강바람과 스쿠터들의 우렁찬 엔진소리를 들으며 모든 걱정 다 날려버리는 기분이 든다.
무튼,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용산사에 대해 잠시 설명하자면 이 곳은 대만 이민사에 있어 상당히 역사적인 곳이다. 1738년 대만 이주민들이 안녕과 평화를 빌기 위해 지었으며 겉으로는 불교 절과 비슷하지만 본래 목적은 대만 신들을 모시는 곳이다. 각 신들은 대만 이주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 해협을 건너는 사람들의 안전을 비는 신, 국방의 신, 재물의 신 등 다양한 신들을 모셔놓았다.
<용산사 점괘 보는 법!>
용산사에서는 점괘를 볼 수도 있는데 절차는 다음과 같다:
'성적이 잘 나올까요' 같은 질문을 한 후 윳과 비슷하게 생긴 한쪽이 빨간색으로 칠해진 나무 조각 2개를 바닥에 던진다
> 나무 조각 하나는 빨간색이고 다른 하나가 그냥 나무색이면 신이 "Yes"라고 한 것으로 이해하고 옆에 막대기 하나를 고른다. 그 이외의 경우면 계속 다시 던진다.
> 막대기에 숫자가 써있는데, 소원비는 곳 뒷편에 한약통같은 상자들이 있다. 이 곳에서 자신의 막대기 숫자와 같은 상자를 찾는다.
> 상자를 열어 한자를 읽어본다. [제일 중요한 것은 上上, 上中,中中,中下,下下를 구분하는 것. 이 말인 즉슨 질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다, 적다를 얘기해 주는 것이다]
2. 타이베이 옛촌
타이베이는 본래 강가에 건설되었는데 각 가구는 강가로 뻗는 형태의 기다란 집을 짓고 살았다 한다.
타이베이 옛촌은 용산사에서 한블록 떨어져 있으며 한국의 서촌/북촌처럼 옛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또한, 이곳은 노인들이 자주 찾는 구역으로서 대만 로컬 음식들이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먼저 옛촌에 있는 서주 죽 고기 가게 (周记肉粥店 Zhouji Meat Porridge)을 방문토록 하자. 그리고 고기죽과 뼈고기 튀김을 시켜 먹자! 가게 주인과 중국어가 안된다면 그냥 여기 아래 사진을 보여주자.
뼈고기 튀김은 돈까스랑 비슷한 맛이고, 고기죽은 누룽지랑 비슷한 맛이라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 대만의 로컬리티를 체험하고 싶다면 완전 추천한다!
3. 국립대만대학교 + 망고빙수집 [Taiyi Milk King]
먼저 대만의 서울대라 불리는 국립대만대학교 옆 대학촌에서 유명한 빙수집인 Taiyi Milk King에서 망고빙스를 시켰다. 한국과 다르게 체인스토어 느낌이 전혀 없고 집 국그릇에 직접 간 얼음과 밀크폼, 그리고 대망의 살얼음낀 내츄럴한 느낌의 망고를 얹어준 망고빙수는 꿀맛 그 자체였다. 싼 가격에 양도 많고 맛고 자연 그대로의 맛이라 적극 추천한다!
국립대만대학교는 갑작스러운 비때문에 오래 보진 못했지만 전형적인 일제시대 일본건축 느낌이었다. 중앙도서관으로 향하는 야자수와 포장도로로 이루어진 곧게 뻗은 길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것 같았지만 대만 사람들이 이 또한 하나의 역사로 받아들이고 간직하고 있는 것은 조선총독부를 철거해버린 나라의 국민으로서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중앙도서관 내부는 습기가 가득한 동남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고, 학교 옆 대학촌에는 술문화가 많이 발달하지 않은 대만답게 술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술집이 있을 자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대만 길거리 음식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4. 타오위안 국제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대만 지하철을 타고 숙소에 맡긴 짐을 찾으러 갔다. 내 친구가 자기 도시 지하철 되게 잘되있다고 자랑했었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토큰 시스템 빼고는 되게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했다. 대만 지하철은 일본 미쓰비씨중공업에서 생산한 모델이었고 안내방송도 정확히 잘 나왔다. 특히, 새로이 개통한 타오위안 공항철도는 한국 공항철도처럼 고급진 시설과 급행 시스템을 갖추어 시내에서 공항으로 가는데 30분 정도밖에 안걸린 것 같다.
공항에서는 대만관광청 직원이 내게 다가와 대만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에 대해 물었는데 나는 전체적으로 별점 5점을 주고 싶다. 뭔가 관광에 최적화된 도시라고 할까? 꼭 대만 여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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